손실을 수익으로 바꾸는 방법: 변동성 조절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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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는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의 개념, 그리고 왜 기하평균이 투자에 있어서 더 중요한지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주가나 투자 수익률처럼 곱셈적으로 누적되는 값에서는 산술평균이 아니라 기하평균이 실제 복리 수익률을 보여주며, 같은 타이밍에 투자하더라도 ‘변동성’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최종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진짜 본론으로 들어가서,
변동성을 조절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이 원리를 어떻게 투자에 적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변동성이란 무엇인가?
먼저 변동성의 개념을 조금 더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변동성(Volatility)이란?
쉽게 말해 자산 가격이 얼마나 크게 오르고 내리는지, 즉 ‘수익률의 출렁임’을 뜻합니다.
변동성이 크면 수익률의 등락이 심하고, 변동성이 작으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투자에서는 ‘표준편차’라는 통계적 지표로 변동성을 측정합니다.
예를 들어, 연평균 수익률이 10%인데, 해마다 수익률이 30% 오르고 -20% 떨어지고, 다시 25% 오르는 식이라면
이 투자 자산의 변동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변동성이 높을수록 산술평균과 기하평균의 차이가 커지며,
장기 투자에서 복리 수익률(기하평균)이 실제로 낮아진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왜 변동성 조절이 투자의 핵심일까요?
많은 분들이 “수익률만 높으면 그만 아니야?”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수익률이 같더라도 변동성을 낮추는 것만으로
최종 투자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평균 10%의 수익률을 올리는 두 투자자가 있다고 합시다.
A는 매년 꾸준히 10%씩 수익을 내고,
B는 한 해에 30% 올랐다가 다음 해에 -10%, 또 그 다음 해에는 20%의 수익률을 기록합니다.
두 사람 모두 3년간의 산술평균 수익률은 10%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투자금이 얼마나 늘었는지 따져보면,
변동성이 더 작은 A의 복리 수익률(기하평균)이 B보다 훨씬 더 높게 나타납니다.
즉, 변동성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같은 조건에서 남들보다 더 좋은 투자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변동성 조절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건데요?
그렇다면 실제 투자에서 변동성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요?
이제부터 구체적인 방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자산배분 전략(Asset Allocation)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변동성 조절 방법은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자산배분 전략’입니다.
주식, 채권, 현금, 부동산, 금 등
서로 성격이 다른 자산에 자금을 분산함으로써
한 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해도 다른 자산에서 이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전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이 자연스럽게 낮아집니다.
예를 들어, 주식과 채권은 보통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으므로
두 자산을 적절히 섞으면 투자 결과의 등락폭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리밸런싱(Rebalancing)
‘리밸런싱’은
정해진 주기(예: 1년에 한 번, 분기마다 등)로
포트폴리오 내 각 자산의 비중을 원래대로 맞춰주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 주식 60%, 채권 40%로 시작했는데
주가가 많이 올라서 주식 비중이 70%까지 올라갔다면,
일부 주식을 팔고 채권을 추가 매수하여 비중을 다시 60:40으로 맞춥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자연스럽게 ‘비싸진 자산은 팔고, 싸진 자산은 사는’ 효과가 생겨
장기적으로 변동성을 낮추고, 복리 수익률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저변동성 전략(Low Volatility Investing)
최근에는 변동성이 낮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저변동성 ETF’(Low Volatility ETF)와 같은 상품이 있는데,
이들은 시가총액이 크고, 실적이 안정적이며, 가격 변동폭이 작은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합니다.
실제로 저변동성 전략은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 손실을 상대적으로 적게 보면서
장기적으로는 시장 평균 이상 수익률을 달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금 비중 관리
시장 변동성이 너무 커졌을 때,
일정 비율의 자금을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현금은 원래 수익이 거의 없지만,
자산 가격이 급락할 때 손실을 막아주고,
하락장 이후에 더 싸게 좋은 자산을 살 수 있는 ‘기회 자본’이 되기도 합니다.
남들이 손실을 볼 때 나는 수익을 낸다고?
그럼 이제 가장 간단한 변동성 조절 기법인 현금 비중 관리를 이용하여, 남들이 손실을 볼때 나는 수익을 내는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A는 투자 할 때 자산의 100%를 모두 투자하는 상남자 식 투자를, B는 현금 50%, 주식 50%를 보유하는 보수적인 투자방식을 사용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1년 차 (주식 70% 하락)
- A 투자자
- 1,000만 원 × 0.3 = 300만 원
(주식 전부가 70% 하락해 300만 원이 됨)
- 1,000만 원 × 0.3 = 300만 원
- B 투자자
- 주식 500만 원 × 0.3 = 150만 원
- 현금 500만 원 (그대로)
- 1년이 끝났을 때 총자산: 150만 원(주식) + 500만 원(현금) = 650만 원
2년 차 (주식 150% 상승)
- A 투자자
- 300만 원 × 2.5 = 750만 원
(최종 손실 -25%)
- 300만 원 × 2.5 = 750만 원
- B 투자자
- 주식 325만 원 × 2.5 = 812만 5천 원
- 현금 325만 원 (그대로)
- 2년이 끝났을 때 총자산: 812만 5천 원(주식) + 325만 원(현금) = 1,137만 5천 원
(최종 수익 +13.75%)
결론
- A 투자자: 2년 후 1,000만 원 → 750만 원 (25% 손실)
- B 투자자: 2년 후 1,000만 원 → 1,137만 5천 원 (13.75% 수익)
같은 시장에서 똑같이 투자해도
B 투자자는 주식과 현금의 비율을 해마다 다시 반반씩 맞추는 방식만으로
크게 하락한 뒤의 반등장에서 남들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아주 단순하게 자산을 나누고,
매년 비중만 다시 맞춰주는 것만으로도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내 자산을 지키고,
심지어 남들이 손실을 볼 때에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